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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Life/Cultures(문화)

미국의 이웃 디너 초대 문화 엿보기, 전화 메세지에서 풀코스 메뉴까지

언젠가부터 한국에선 이웃끼리 담을 쌓고 사는 것이 보통이다.  가만있어보자...내가 한국 살적에는 어떠했는가? 먼저, 서울에서 살던 아파트 순서대로 생각해 봐야 하는데, 종로구 낙원 아파트- 사당동- 강변현대- 동부이촌동... 오래전 이런곳들에 살적에도 출입문하나 사이의 옆집에 누가 사는지 전혀 모르고 살았으니... 항상 당연했던일인지도 모르겠다.


일년에 한번씩 한국에 나가봐도 옆집과 소통하는 집을 거의 본적이 없다. 옆집에 친인척이 산다면 모르지만 사람들은 내집옆에 누가 사는지를 알고 싶어하거나 그럴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내집만 들락 날락하는지도 모른다. 물론, 예외도 있을것이나 나의 경험은 공교롭게도 이웃끼리 담을 쌓고 사는 쪽을 많이 본지라 이곳 미국에 와서 정착하고 살면서 이웃과의 소통이라는 것이 이런것이구나하고 비로서 알게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의 나의 주거 이동경로도 상기해야 미국의 대부분 지역이 한국과 다른지 안그런지도 알것같은데, 그러자면 그래도 좀 오래 눌러앉아 살거나 하면서 본것이어야하니까 주로 캘리포니아-테네시-워싱턴주 3개주로 국한되는데, 이 3개주에서 이웃과의 소통의 정도는 거의 비슷하지만 미국인 이웃 베프(Best Friend)인 미셀을 처음만난 테네시에서 가장 활발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현재 이사온 이곳 워싱턴주, 휴양지에 가까운 평화로운 마을안에서도 나는 미국에 이주한 이래 이웃들로부터 최고의 환영을 받고 있는 듯하다. 


메인 메뉴가 차려진 미국 가정집 초대 디너테이블.



우리동네 커뮤니티는 각자 에이커의 땅을 소유한 6가구 이웃들이 전체인데, 지난 12월에 이곳에 정착한 후, 집수리와 새정원 만들기에 정신이 없이 우리집 반경안에서만 움직이며 사는 동안, 5가구 이웃들은 우리집을 찾아와 각자 소개를 하거나 작은 화분을 들고와 환영을 표시하기도 했고, 드디어 지난 7월에는 아래집 부인, 멜라니와 카롤 부부가 우리를 정식으로 백야드 와인파티에 초대하면서 부부끼리 이웃 친구가 되기도 했다.


그후 멜라니와 나는 이틀에 걸쳐 미국 전통 동네 그롸즈세일(Garage Sale =차고세일)을 함께 구경다니면서 조금더 가까워진 후, 다시 나는 백야드(Back Yard, 뒷 마당) 정원노동으로, 그녀는 여름휴가로 서로 바빠 연락을 안하고 지내다 며칠전에 멜라니로 부터 깜짝 메세지가 왔다. 


아래 비디오는 전화로 받은 메세지를 컴퓨터로 다시 녹음하여 영상으로 만든 것으로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메세지안에 많은 미국인들의 예의 바른 초대문화라든가, 심지어 음식문화까지 엿볼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기때문이다. 아래 글을 쓰면서 표시한 10가지 밑줄친 문장으로 그것들을 확인할 수 있다.


1) 초대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초대한 사람은 어떤 음식을 만들것이라고 미리 알려주고, 나에게는 "음식 뭐 가리는것 있냐?" "특별히 다이어트하는것이 있다면 그걸 준비할수 있다" 라고 물어오는 이것은 사실 이곳 미국사람들의 디너 초대문화중에 핵심인 것이다. 그동안 늘 보았던 일이라 무심코 넘겨도 될일이지만, 내가 한번도 이런 미국의 음식-초대문화를 정식으로 거론한적이 없기에 이번엔 멜라니의 메세지를 받은 차에 언급하게 된 것이다.





메세지 전문과 해석:

Hi, Yujin

This is Mellony your neighbor down the street.

and my neighbor Barely who lives across street from me 

wants us come to dinner on Sunday night at five o'clock.


She is doing Pork Ragout  I think it's mashed potatoes.


She wants me to invite you ...

I was wondering if you any dietary requirement.

or if you need me whatever your diet.

So she can fix some for you...


Anyway, if you get a chance...

We just got home from southern california.

and so we want to get together sunday at 5.

If you avail to come give me a call.

My direct line is 898-...

Thank you bye bye.



안녕, 유진

길 아래집에 사는 너의 이웃인 Mellony야.

내 이웃인 우리집 길 건너편에 사는 밸라리가

일요일밤 다섯시에 우리를 저녁 식사에 오라고 하네.


밸라리는 폴크라구를 하고있는데, 

나는 매쉬포테이토 같은 거라고 생각해.


밸라리가 나더러 널 초대하라고했어.

난 네가 식이요구 사항이 있는지 궁금해.

또는 어떤 다이어트 같은것을 해야하는지?

그래서 밸라리가 널 위해 뭘 만들 수 있을거야.


어쨌든, 만약 시간이 되면 ...

우리는 이제 막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집에 도착했어.

일요일 5시에 (이웃끼리) 함께 하려고 하니...

만약 올수 있으면 내게 전화해줘.

내 직통은 898-***이야 

안녕, 고마워.




물론, 내가 뒷마당에서 일하는 동안 전화를 받지 못했기때문에 다행히도? 멜라니가 남긴 메세지를 녹음할수 있었는데, 메세지를 듣고 바로 전화를 하니 일요일에 우리 동네 부부들이 다 모인다는 것이다. 모임의 주최자는 길아래 맨끝집 부부이다.


멜라니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내가 디너에 뭘 가져갈까하고 물었더니, 멜라니 본인은 디저트를 가져갈것이라고 해, 나는 자동으로 에피타이져를 선택했다. 다른 부부는 와인을 가져올것이라고 멜라니가 귀뜸해주었다. 이렇게 2) 파티에 각자 뭘 가져갈런지도 알게되면 내가 가져갈 것들과 어울릴지도 그림이 그려지기에 준비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나는 에피타이져로 뭘 만들지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일요일이 오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사실, 이런 기분은 동네사람들과 아주 친하게 지내던 테네시 시절이래 이래 최고의 흥분이었다. 



디너파티에 가져가려고 준비한 에피타이져 요리와 정원에서 잘라와 병에 장식한 글라디올러스 꽃.



전날까지만도 나는 이걸할까 저걸할까 생각을 하다가, 특별히 장보러갈 필요없이 현재 집에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메뉴인 수제미트볼 선택하여 출발 30분전에 미리 준비해두고 이층으로 뛰어올라가 약 10분간 얼굴 좀 다듬고, 옷갈아 입고...드디어 우리는 내가 준비한 에피타이져를 들고 길아래까지 걸어갔다. 3) 차를 몰고 멀리 갈필요 없는 이것!! 동네사람들과의 디너파티가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와인과 함께한 내가 가져간 수제 미트볼 에피타이져. 이 레시피도 추후 곧 발표 예정.



멜라니 부부의 안내로 초대한 집으로 걸어들어가보니 백야드 패디오(BackYard Patio= 뒷마당 뜰)에 미리 온 다른 이웃과 주인부부가 이미 와인을 시작하고 있었다. 안 주인은 내가 가져온 에피타이져가 그릇 아래 티트리 촛불로 데워가면서 먹는것이니까, 쌀쌀한 날 백야드 와인타임에 딱 완벽하다면서 사람들이 둘러 앉은 야외 테이블에 가져와 올려두었다. 


우리도 처음 만나는 이웃들과 인사하고 현재 하는일, 과거에 하던일, 나이(민증까기 까지는 안가도 한국인 내가 끼면 미국인들도 나이는 다 깐다..ㅎㅎ 대부분 우리부부보다 나이가 많고, 남여공히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후 새 직업을 갖은 부부들)등등, 와인(음료)를 마시는 타임에 주고 받을 만한 대화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우리가 앉아 있는 약 5미터(500 cm) 지점에 사슴 한마리가 나타났다가 숲으로 천천히 점프를 하여 사라지고, 조금후엔 아예 어미사슴이 아이들을 데리고 저녁식사를 하러 나타났는데, 이때는 우리가 앉은 곳에서 1 미터(100 cm) 밖에 안되는 곳에서 사슴들은 우리를 아랑곳 하지않고 지들끼리 할일(남의 정원 망가뜨리기)만 하고 있었다.



5미터 지점에 나타난 사슴.



2미터.



1.5 미터.


1미터(100cm) 가까이 있는 사슴가족들...도망갈 생각들을 안하는데? 무슨일인가?



주인부부에게 물어보니, 이들은 사슴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듯, 정원 꽃이든 뭐든 먹고 싶은것 먹고 가라고 대부분 환영을 한다고 한다. (아구야... 장미와 채소를 키우지 않으니까 가능한일이다. 우리집 채소는 뿌리째 뽑고 장미는 요것들에게 걸렸다하면 앙상하게 줄기만 남겨놓는 나쁜 놈들인디...ㅠㅠ)


암튼, 모인 이들을 한순간 즐겁게 해준 사슴들을 뒤로하고, 멜라니가 남자들끼리 얘기하라고하고 여자들끼리 주방으로 가자고 내 손을 이끌어(한국이나 미국이나 끼리끼리는 똑 같아...ㅎㅎ) 나도 안으로 들어와 드디어 주인장이 차려놓은 식탁과 주방풍경을 주인의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함께 모인것이 처음이니 카메라를 가져온 것은 내가 푸드블로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이번엔 아무도 인물은 안찍겠으니 걱정마시라고 (아무도 묻지도 않는데도) 내가 먼저 나의 태도를 알려주었다. 




오늘 초대된 식탁의 컨셉은 가을과 추석, 추수감사절 분위기.



주인의 성격, 깔끔함이 엿보이는 주방.




아차, 그러다 주인이 전화통화하는 순간이 들어 오긴했다. 이것도 찍었다고 알려주고...나에게 본인 소개를 하는데, 음악을 하신 분이라고 했고, 나에게 너무너무 친절하시고, 처음 만났어도 내가 너무 좋다고 말씀하시어 은근히 기분이 좋은 저녁이었다.



안주인이 메인식사를 만드는 주변에 모여 여자들끼리는 주방에서 수다, 남자들끼리는 아직도 밖에서 풋볼게임이나 자동차관련 수다떨기를 하는 동안 메인 상차림이 차려졌고, 모두 안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배치 받았다.



메인 메뉴는 맬라니가 전화로 말한 '폴크 라구'라는 것이었는데, 멜라니가 메세지에 남긴 그 매쉬포테이토가 아니고, 돼지 고기 스튜 요리를 소스로 한 이태리언 파스타 펜네 폴크 라구 (Penne with Pork Ragout)였다 (내가 요리좀 하니까 이런 것도 정확하게 콕 집어낸다 ㅋㅋ 안그랬으면 뭐가 뭔 소리야? 하고 궁금했을것 ). 바구니에 담아 보자기에 싸인 것은 파스타에 곁들이는 이탈리언 브레드(빵)이다.




디너 테이블에 세 커플 부부가 앉아 먼저 모두 감사의 기도를 하고 가장 최근에 일어난 각자의 이벤트들을 얘기하면서 4) 디너를 마치면, 남자든 여자든 모두 각자의 빈그릇을 들고 주방으로 옮겨준다. 이집의 바깥주인은 아예 개수대에서 디쉬워셔로 정리정돈 등 설겆이 담당을 하고 계셨는데, 굉장히 조용조용, 자상하고도 중후한 멋이 풍기는 67세의 공무원 은퇴 후 또 다른 직업을 가진 남편이었다.





빈그릇들이 다 옮겨지자 안주인은 샐러드를 만들기 시작한다.  샐러드 이름은 카프라제 이탈리언 샐러드로 신선한 생 모쩔렐라와 토마토 위에 바질, 발사믹식초, 올리브 오일을 뿌려 내는 것(Caprese Salad | Fresh Mozzarella and Tomato‎). 이집 안주인은 오늘의 메뉴 전체를 이탈리언으로 통일한 것이다. 본인은 이탈리아 출신이 아니지만 이탈리언 푸드를 좋아하신다고. 사실, 미국인들 대부분이 파스타나 피자등 이탈리언 푸드를 거의 미국본토 음식인양 좋아하고 자주 즐긴다.




샐러드는 보통 에피타이져로 내놓는 것이지만 이집에서는 메인메뉴 후에 내놓는 것이 특이했다. 



메인 메뉴후에 먹는 입가심? 후식 샐러드, 카프라제(Caprese Salad). 


신선한 상추위에 올려내는 아이디어는 컬러와 맛도 조화롭고 아주 괜찮았다. 5) 메인을 먹고 난 자리에 앉아 이어나온 샐러드를 먹으면서 계속하던 이야기를 이어가고...주로 관심사는 방금 남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커플의 경험담이야기. 오늘 마신 와인도 이 커플이 남아프리카에서 사온 그 와인이다.



6) 샐러드 접시를 비우면 또 모두 각자 일어나 빈 접시를 주방으로 옮겨준다. 역시 바깥주인께서는 주방으로 가서 또 그릇들을 치우고 정리하고 계시고, 한편에서는 멜라니가 가져온 진짜 디저트가 디카페인 커피(decaffeinated coffee= 무카페인)와 함께 차려지고 있다.



멜라니가 만든 디저트는 카블러 파이( Cobbler Pie)라는 것인데, 파이지를 반죽하지 않고 맨위에 클럼블(crumble, 부스러기 덩어리) 형태로 덮어 굽는 방식이다. 라즈베리와 블루베리 파이. 7) 미국에선 파이에 아이스크림은 필수이다.



8) 파이위에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위에 윕크림도 미국에선 당연한 것!! 


이렇게 나도 모든 코스에 다 참여? 하면서 정식으로 한자리에 만난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9집으로 돌아가기전엔 각자 돌아가면서 한사람 한사람 허그(hug)하면서 만나서 기뻤다고, 더 잘 알게되어 기쁘다고 서로 굿나잇 인사하고 헤어졌다. 


10) 디너후 길을 따라 쭉 3분만 걸으면 되는 거리에 우리집이 있는 이런 모임... 이것이 바로 미국사람들이 아직도 버리지 않는 '이웃과의 소통의 문화' 이다. 


PS. 마침 한국의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초대받아 가을 분위기 물씬나는 디너테이블에 앉아 몇 발짝 떨어진 이웃들과 가족처럼 도란도란 식사하고 대화한것은 이웃들이 미리 나에게 추석의 기분을 선물한 기분마저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한국이 추석일때도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인 미국에서도 나는 그리 외롭지 않은 추석을 느낀다. 송편구경을 못한 외로움은 조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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